Ⅰ. 서 론
우리나라 농업을 지금의 수준으로 이끌어 온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가 농업생산기반에 대한 꾸준한 투자이며, 이러한 농업생산기반정비는 식량 안보라는 국가 목표하에서 쌀 농업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 (Eun and Bae, 2017).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은 1960년대까지는 농업용수개발 중심에서 1970년부터 광역종합개발 (대단위 농업종합개발사업), 1980년대 후반부터 경지정리사업, 1990년대 이후 밭기반정비사업과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등으로 사업의 비중이 이동해 왔으며, 2000년대부터는 재해대비 관련 기반정비가 강조되어 기후변화에 대비한 배수개선⋅수리시설개보수 분야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Kim, 2011; Kim et al., 2014; MAFRA, 2016; MAFRA and KRC, 2017a, 2017b).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 오늘날 국민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아울러 효율성 높은 농업경영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농지의 확대 및 생산량 증대의 목적으로 진행되던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은 2000년에 들어서 사업 시행 기관의 통폐합과 재정지원의 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졌다. 1998년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계획을 통해 정부산하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되었으며, 광복 이후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을 수행해 온 세 산하 기관들 (농지개량조합,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및 농어촌진흥공사)을 통폐합하여 2000년 농업기반공사를 출범하는 등 기관 변화가 이루어졌다 (Lee, 2004). 농업생산기반정비 (생산기반조성 및 기계화)에 대한 투자는 농업분야에 대한 총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90년대 2조 원 가까이 상승 (농식품부문 예산의 20% 수준)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비중이 축소되었다. 과거 용수개발 (관개개선), 경지정리 등에 따른 생산성 증대와 영농편의 증대 등으로 농업인의 자부담이 있더라도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었으나, 농업진흥지역 논 등에 대한 기반정비가 어느 정도 완료된 이후 소규모 지역만이 사업 대상지로 남아 있어 단위사업비의 증대와 사업성과 미흡 및 농업 수익성 감소 등으로 100% 정부 지원 생산기반정비에 대해서도 농업인들까지 반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MAFRA and KRC, 2013).
최근 들어 쌀 생산과잉, 기후변화 대응, 고령화 시대 등 시대적 여건 변화에 따라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으로 시대적 요청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기 위해서는 미래 농업환경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전망과 함께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의 변화과정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사업수행의 측면에서 보면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농어촌공사 및 토지 소유자 등 (농어촌정비법 제10조)이 시행자가 되며, 지방자치단체 시행사업의 경우 국가재정회계의 변화에 따라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의 일부가 ‘농업기반정비사업’이라는 세부사업으로 2005년부터 지역발전특별회계 (지특회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균특회계),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광특회계) 포함)에 편입되어 시행되고 있다(Lee and Kim, 2011).
따라서, 본 연구는 향후 효율적인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의 추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특회계로 편성되는 등 재정변화에 따른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의 인식 변화를 파악하고자 시도되었다. 이를 위해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으며 지특회계 사업 내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우선순위, 추진 주체 및 체계, 추진현황 등 포괄보조제도 도입에 따른 변화 등을 분석하고자 하였으며, 현행제도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Ⅱ.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추진현황 및 설문조사 개요
1.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추진현황
농업기반정비사업은 2004년까지 중앙정부 주도의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농특회계)를 통해 이루어지다가 2005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균특회계)로 전환되었으며, 2010년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광특회계), 2015년 지역발전특별회계 (지특회계)로 전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국고 80%, 지방비 20% (도 10%, 시⋅군 10%)의 지원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2016년 기준 지특회계 내 농업기반정비 관련 사업은 생활기반계정의 농업기반정비사업과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등에 속해있다. 농업기반정비사업은 국고 보조율 80%의 시⋅도자율편성 포괄 보조사업으로 밭기반정비사업을 포함한 대구획경지정리, 논의 밭작물 재배기반 지원, 시⋅군수리시설개보수, 소규모배수개선 등이 해당되며,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국고보조율 70%의 시⋅군구 자율편성 포괄보조사업으로 지표수보강개발, 소규모용수개발, 기계화경작로확포장 등이 해당된다.
Table 1
Agricultural infrastructure improvement projects by regional development special audit finance (2016, Sejong and Jeju account excluded)
지특회계는 포괄보조금제도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과거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에서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로 전환 시에 지역개발계정 내 200여 개 세부사업을 20여 개의 포괄보조사업으로 통폐합한 바 있다. 이로써 중앙정부는 관련 사업들의 중복성 제거를 통한 재원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지자체는 사업 선택의 자율성과 권한을 증대시킬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지특회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량강화, 지자체의 사업 운영결과에 대해 책임감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관련 주체들의 관심과 참여 등의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지특회계의 도입으로 다양한 지역별 특성을 감안하여 지자체별 여건에 맞는 사업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 만큼 지자체 담당자의 현황 인식과 향후 제도적 보완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여 제도의 효율적 운용에 반영할 수 있도록 설문조사를 수행하였다.
2. 설문대상 및 내용
설문조사는 시⋅군 지특회계 사업 중 농림수산분야 사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설문의 내용은 농업기반정비사업 분야의 사업 우선순위 및 추진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항목으로 구성하였다. 2016년 7월 20일부터 8월 19일까지 총 141부가 회수되었으며 설문응답자의 시⋅도별 분포현황은 다음과 같다.
설문대상은 시⋅군 지특회계 사업 중 농림수산분야 사업 담당자 (시⋅도 및 시⋅군 담당자)이며, 괄호안의 수치는 응답한 지자체 담당자 중 시⋅도 담당자 수이다 (Table 2). 설문의 주요항목은 농림수산분야 농업기반정비사업 중 내역사업의 우선순위와 추진 주체 및 체계, 포괄보조금제도 도입 이후 농업기반정비사업 기획 및 집행 증감 여부와 사유, 포괄보조금제도 도입 이후 농업기반정비사업 추진 시 변동된 사항과 향후 개선사항 등으로 구성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농업기반정비사업별 우선순위
농업기반정비사업은 논의 밭작물 재배기반지원사업, 대구획경지정리사업, 밭기반정비사업, 소규모 배수개선사업, 시⋅군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등 5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설문조사에 의한 각 시⋅도별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우선순위는 Table 3과 같다. 괄호안의 수치는 지역 내 전체사업 중 해당사업 우선순위의 백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예를 들어 00군의 경우 5개 사업 중 우선순위를 2위로 표시할 경우 40%, 1위로 표시할 경우 20%로 환산한 결과이다.
Table 3
Results of priority for agricultural infrastructure improvement projects
시⋅군 수리시설 개보수사업이 대부분의 시⋅도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밭기반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강원, 전남, 제주지역의 경우에는 해당 사업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밭기반정비사업의 최근 사업 추진실적이 미약한 경기, 충남의 경우에는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최근 추진실적과 설문조사 결과가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Table 3). 즉, 지자체 담당 공무원의 우선순위 인식에 따라 내역사업이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판단되며, 지역별 농업생산기반환경의 특성에 따라 우선순위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2.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추진 주체 및 체계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추진 주체 및 체계를 조사하기 위해 사업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주체와 추진방식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였다. 사업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체로는 대부분 지역에서 지역주민이라고 응답하였으며, 담당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 순으로 조사되었다 (Table 4).
Table 4
Decision Influence on agricultural infrastructure improvement projects (%)
Table 5
Decision and promotion method of agricultural infrastructure maintenance project (%)
사업의 결정과 추진방식에 대한 항목의 경우, 절반 정도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업을 결정하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53.5%), 포괄보조금제도 도입 이후 담당 부서 또는 기획부서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답변이 그다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결정 및 추진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5.0%).
3. 농업기반정비사업 내역사업별 증감 여부 및 사유
포괄보조금 제도 도입 이후 농업기반정비사업의 기획 및 집행의 증감 여부에 대한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논의 밭작물 재배지원사업, 밭기반정비사업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구획 경지정리사업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수리시설개보수사업은 대폭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소규모 배수개선사업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6).
Table 6
Increase / decrease of the project planning and execution of project after the introduction of block grants system (%)
사업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Table 7) 포괄보조금 제도하에서 부담해야 할 지방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다음으로 사업 가능 대상지구의 감소, 계획지구 주민 동의 어려움 순으로 나타났다. 내역사업별로 살펴보면, 논의 밭작물 재배지원사업, 대구획 경지정리사업, 밭기반정비사업의 경우 사업 가능 대상지구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으며, 수리시설개보수사업과 소규모 배수개선사업의 경우에는 지방비 부족에 따른 재원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살펴보면 지역주민의 동의가 필수적인 사업은 대상지구의 감소, 지역주민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사업은 지방비 부족이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실적 감소로 연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Table 7
Reasons for the decrease of the project execution after the introduction of block grants system (%)
Ⅳ.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지특회계 사업으로 추진 중인 농업기반정비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사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파악하고자 시행되었다.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우선순위,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추진 주체 및 체계, 추진현황 등 포괄보조제도 도입에 따른 농업기반정비사업의 변화 등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Table 8
Changes in agricultural infrastructure improvement project execution after the introduction of block grants system (%)
Table 9
Improvements in the block grants system for efficient execution of agricultural infrastructure improvement project (%)
지특회계 편입 농업기반정비사업 중 재해 예방과 관련된 사업인 수리시설개보수사업과 소규모배수개선사업에 대한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포괄보조금제도 도입 이후 지특회계 편입 농업기반정비사업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질적인 시행실적이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사업 시행실적 감소의 이유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지방비 부족에 따른 재원 부족을 우선적인 이유로 인식하였으며 또한 사업 가능 대상지구의 점진적 감소를 주요 이유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추진 시 기존보다 추진절차는 간소화되었으나, 시⋅도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농업기반정비사업에서 각 지자체의 특성을 반영하여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의 담당 공무원은 농업기반정비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서는 현행 포괄보조금제도 하에서 보조율 향상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의견수렴 및 제도의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자체의 담당 공무원은 사업의 우선순위 및 사업의 감소 이유 등에 대한 인식에서 지역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별 차별화된 농업기반정비사업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할 것으로 판단된다.
농업기반정비사업은 2018년 10월 재정분권 추진방안에 따라 2020년 예산부터 지방이양 대상 사업으로 지정되어 다시 한번 사업 추진체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의 농업기반정비사업에 대한 인식이 사업추진에 있어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관한 후속적인 연구가 요구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농업기반정비사업의 추진 전략 역시 향후 재편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