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밀 (Triticum aestivum L.)은 우리나라에서 쌀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곡물로, 현재 제2의 주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Kang et al., 2024). 그러나 우리나라 밀 자급률은 2023년 기준 2%에 머물고 있으며, 전체 소비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식량안보 측면에서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MAFRA, 2024a). 최근 기후변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불안한 국제 정세로 인한 곡물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정성이 증가하면서 (KREI, 2022), 국내 밀 생산 기반 확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25년까지 자급률 5% 달성을 목표로 하는 「밀산업 육성 기본 계획」을 수립하였다. 국산 밀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위면적당 수량 증대와 함께 이모작 작부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모작 작부체계는 「밀산업육성법」에서 핵심 추진 과제로 명시되어 있으며, 이모작 적응성을 강화하기 위한 재배 기술 개발과 보급, 모델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MAFRA, 2024b).
노지 식량작물의 생산량은 파종 시기, 윤작 여부, 기온, 품종 변화와 같은 재배 관리 요소에 주요하게 영향을 받는다 (Bai et al., 2016). 우리나라 밀 작부체계는 주로 밀-벼 또는 밀-콩 순으로 윤작을 하며, 남부 지역에서 적기 이후에 파종하는 경향이 있어 생산성이 높지 않다 (Park, 2015). 이는 여름 작물의 수량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수확 지연이 생기고, 그에 따른 겨울작물인 밀 파종이 적기보다 지연되는 현상에 기인한다. Tian et al. (2024)에 따르면, 파종 지연은 저온으로 인해 종자의 발아가 지연되고 종자 활력과 출현율이 감소하며, 유묘 생장이 저하되어 겨울 전 강건한 유묘 확립을 어렵게 한다. 또한 파종-출현 기간과 월동-절간신장기 기간이 연장되는 반면, 월동 전 생육기간과 출수 후 생육기간이 단축되어 이삭수와 립수가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생육 기간의 변화는 엽면적지수 및 광합성률 저하, 건물중 축적 감소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수량을 감소시키며, 질산환원효소와 글루타민합성효소 활성 변화 및 당-질소 비율 변화 등으로 등숙이 저해되어 수량과 품질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평균 기온 상승은 작물의 생육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생물계절적 (phenology) 측면에서 작물의 생육 단계가 가속화되고 전체 생육 기간이 단축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는 개화기와 등숙기 동안 작물이 고온 스트레스에 노출될 가능성을 증가시키며, 결과적으로 수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Ortiz et al., 2008; Wheeler et al., 2000). 국내에서도 평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금강밀의 출수 시기가 앞당겨졌고, 수수와 천립중이 감소하여 전체 수량이 줄어든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Jeong et al., 2018). 이처럼 재배기술 및 환경의 변화에 따른 밀 재배의 적응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며, 작물 모형을 활용한 과학적 평가를 통해 이를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
과정기반 작물모형 (Process-Based Model)은 기후, 작물 및 관리 변화가 작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다 (Hammer et al., 2002; Hoogenboom et al., 2004). 모형은 기후 변화에 따른 작물의 생육 단계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 Kim et al. (2024)은 작물 모형에 기상 시나리오, 생육 단계별 환경 요인, 영농 방식에 따른 시나리오 평가를 통하여 영농 관리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디지털 모델 시스템을 제안한 바 있다. Zhang et al. (2012)은 APSIM 모형을 활용하여 캐나다의 서로 다른 기후대에서 파종시기와 품종 조합에 따른 밀 생산성을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지역별로 최적 파종시기가 2-3주 차이가 났으며, 조생종과 만생종 품종의 파종시기를 각각 차별화하여 수량을 10-15% 증대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또한 Bai et al. (2016)은 APSIM 모형을 이용해 중국 화북평원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파종시기 조정 효과를 분석하였다. 이들은 2050년대 기후변화 시나리오 하에서 봄파종 시기를 2-3주 앞당김으로써 고온과 한발 스트레스를 회피하고 밀-벼 이모작 체계에서 수량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Rezaei et al. (2018)은 독일 서부지역의 겨울밀을 대상으로 1952-2013년 동안의 장기 생육단계 관측자료와 품종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최근 품종의 출현기에서 개화기까지 필요한 온도요구도가 1950-60년대 품종에 비해 14-18% 감소했으며, 생육단계 변화가 기온 상승과 품종 특성 변화에 의해 비슷한 수준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과정기반 작물모형에서 품종별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품종 특유의 생육단계 반응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매개변수를 보정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Jung et al., 2011).
국내에서는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와 이상기상에 대응하기 위한 재배 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에서 작물 모형이 활용되고 있다 (Bak et al., 2018; Kim et al., 2018). 대부분 널리 알려진 DSSAT, APSIM 등의 과정기반 작물모형을 도입하여 기본 품종 매개변수를 사용하거나 일부 품종에 대해서 실험을 통해 보정된 매개변수를 적용해왔다. 기본 품종 매개변수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재현성이 낮고, 직접 포장 실험으로 매개변수를 보정하려면 수년에 걸친 장기 시험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 육성 밀 품종의 생육 특성을 체계적으로 반영한 생물계절 매개변수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파종 지연이나 기후 변화에 따른 품종별 반응 차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밀 생육 예측에 폭넓게 쓰이는 APSIM 모형을 활용하여, 국내 주요 밀 품종을 대상으로 생물계절 매개변수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장기간 수집된 작황 자료를 이용해 파종 시기에 따른 생육단계 변화를 모의하고,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National Institute of Crop and Food Science, NICS)에서 제공하는 맥류 작황 성적정보 서비스의 생육 단계 일자 자료와 해당 지역 기상자료를 반영하였다. 그 결과를 토대로 국산 품종별 생육 특성에 적합한 생물계절 매개변수를 산정하고, 보정된 모델을 통해 전국 단위에서 품종별 밀 생육단계의 공간적 분포와 파종 시기에 따른 생육 단계를 모의하고자 한다. 국내 장기 모니터링 데이터로 보정한 과정기반 모형을 제시함으로써 영농 관리 및 환경영향평가의 기초자료로 활용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Ⅱ. 자료 수집 및 방법
1. APSIM-Wheat와 생물계절 모듈
APSIM (Agriculture Production Systems sIMulator)은 농업 생산 시스템의 다양한 측면을 모의할 수 있는 모델링 프레임워크이며, 작물 생육, 토양, 기상, 작물 관리 및 경제적 측면을 포함한다 (Keating et al., 2003; Wang et al., 2002). 그 중 밀 작물을 대상으로 한 APSIM-Wheat 모듈은 작물의 성장과 발달 동태를 일 단위로 모의한다.
본 연구에서는 APSIM 버전 7.10의 APSIM-Wheat의 밀 생물계절 모듈을 이용하여 밀의 생육단계를 모의하였다. APSIM-Wheat에서 밀의 생육단계는 파종 (Sowing), 발아 (Germination), 출현 (Emergence), 분얼 (End of Juvenile Stage), 유수 형성 (Floral Initiation), 개화 (Anthesis), 출수 (Heading), 성숙 (Maturity), 수확 (Harvest), 작기 종료 (End Crop) 등을 포함한 총 11단계로 구분된다 (Zhao et al., 2014). APSIM-Wheat 모형은 온도 시간 (°C⋅day)의 누적이 각 생육 단계별로 설정된 임계치를 초과할 때 다음 생육단계로 전환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때, 출현기부터 유수 형성 단계까지는 춘화 및 광주기 감응도 매개변수에 의해 조정된 일일 온도 시간이 사용되며, 이후 단계에서는 조정되지 않은 일일 온도 시간이 적용된다 (Zheng et al., 2015). 그 중 생물계절 모듈의 매개변수인 광주기 감응도 (photoperiod sensitivity,
), 춘화 감응도 (vernalization sensitivity,
), 온도 시간 (thermal time, TT)을 보정하여, 실제 품종의 생육 단계를 정확히 모의할 수 있다 (Ahmed et al., 2016; Wu et al., 2017; Zhang et al., 2012).
APSIM의 생물계절 모듈에서 출현 (Emergence)을 위한 누적 온도 시간의 경우 파종 깊이에만 영향을 받으며, 다음 식 (1)과 같다.
여기서
는 기본 온도 적산량을,
는 파종 깊이에 따른 출현 속도 계수를,
는 파종 깊이 (mm)를 나타낸다. 파종 깊이가 깊을수록 출현까지 필요한 누적 온도 시간이 증가하며, 일정량의
이 적산되면 출현 단계로 넘어간다. 이때,
과
값은 각각 40, 1.5로 고정되어 있다. APSIM-Wheat의 생물계절 모듈에서 일일 평균 관부 온도 (Crown Temperature,
)는 일일 최고 및 최저 관부 온도의 평균값으로 계산되며, 이는 식 (2)와 같다.
여기서,
는 일일 최고 관부 온도 (°C)를,
은 일일 최저 관부 온도 (°C)를 나타낸다. 이 값은 눈 깊이 (
)가 0인 경우 기본적으로 대기 온도와 동일하지만, 눈이 존재할 경우 조정된 값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사용한 버전에서는
의 기본값은 0이 반영된다.
와
의 세부 계산 식은 식 (3), (4)와 같다.
일일 온도 시간 증가량 (
, °C)은 일일 평균 관부 온도 (
, °C)와 작물의 온도 반응에 따라 계산된다. 일일 온도 시간 증가량은 다음 식 (5)와 같이 일일 평균 관부 온도 범위에 따라 세 가지 구간으로 나뉜다.
밀은 저온 노출을 통해 생식 생장으로 전환하는 춘화 요구를 가진다. APSIM-Wheat은 이 과정을 ‘춘화량’이라는 상태변수로 표현하여, 유효 온도에 노출된 시간의 누적과 고온에 의한 해제를 함께 반영한다. 춘화량의 축적 정도는 유수 형성 및 출수 시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본 연구에서는 APSIM-Wheat의 기본 구현을 따라 그 산정 규칙을 식 (6)에 정리하였다.
여기서,
는 춘화량을,
는 일일 춘화 증가량을,
는 춘화 해제량을 나타낸다. 춘화량 (
)은 일일 춘화 증가량 (
)과 춘화 해제량 (
)의 차이를 합산하여 계산된다.
는 작물 생육 단계에서 춘화 요구량 충족 여부를 나타내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출현에서 출수 (Heading)까지의 생물계절적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 일일 춘화 증가량과 춘화 해제량은 각각 식 (7)과 (8)을 따르며, 일 평균 기온의 입력에 임계값을 적용한다. 즉, 각 식에 사용되는 온도 변수 (
,
,
)는 제시된 임계 범위만 반영되며, 고온에 의한 춘화 해제는 일최고기온이 30°C를 초과할 때에만 발생하고 그 해제량은 누적 춘화량을 초과하여 감소하지 않도록 제한된다.
APSIM-Wheat의 생육 단계 전개 규칙에 따라, 모델은 매일 조정된 온도 시간을 누적하고, 이 누적값이 단계별 임계값에 도달하면 해당 단계가 완료된 것으로 간주한다. 조정된 온도 시간은 일일 온도 시간 증가량에 광주기 및 춘화 계수를 적용한 값이며, 이는 식 (9)와 같다.
여기서,
는 조정된 온도 시간 (°C⋅days)을,
는 일일 온도 시간 증가량을,
는 광주기 계수를,
는 춘화 계수를 나타낸다. 조정된 온도 시간은 일일 온도 시간 증가량과 광주기 계수 및 춘화 계수의 최소값을 곱한 값을 누적하여 계산된다. 조정된 온도 시간 외에 추가로 밀의 출수 시기 결정에 영향을 주는 매개변수인 광주기 계수와 춘화 계수는 각각 식 (10)과 (11)로 계산된다.
여기서
는 일장,
는 광주기 감응도를 나타낸다. 광주기 계수 (
)의 경우 일장 (
)과 품종 특유의 광주기 감응도 (
)에 의해 결정된다. 일장이 증가할수록 광주기 계수가 감소하여 생육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춘화 계수 (
)는 누적 춘화량이 증가함에 따라 발달 속도가 가속화되는 반면, 춘화량이 부족하면 계수가 감소하여 생육이 지연됨을 나타낸다.
분얼기부터 유수 형성기까지 약 400°C⋅days의 조정된 온도 시간 (
)이 필요하고, 유수 형성기부터 개화까지는 약 380°C⋅days의 조정된 온도 시간이 필요하며, 개화기부터 출수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약 60°C⋅days의 조정된 온도 시간이 필요하다. 출수기 동안의 온도 시간 요구량은 품종에 따라 다르며, 약 500°C⋅days에서 800°C⋅days 정도이다. APSIM-Wheat의 전지구 및 지역 민감도 분석에서 광주기 감응도 (
)가 개화일 및 수량 불확실성에 미치는 영향이 온도 시간 계열 매개변수보다 일관되게 더 크게 나타났으며, 춘화 감응도 (
) 또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되었다 (Casadebaig et al., 2016; Collins et al., 2022; Wang et al., 2023). 한편, APSIM-Wheat는 성숙기 결정에 광주기 감응도 매개변수와 춘화 감응도 매개변수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출수기 동안의 온도 시간 (tt_start_grain_fill)으로만 결정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광주기 감응도, 춘화 감응도 그리고 출수기 동안의 온도 시간 임계값 (tt_start_grain_fill)을 핵심 추정 변수로 설정하고, 나머지 모수는 APSIM-Wheat 모형의 기본 값을 사용하여 최적화를 수행하였다.
2. 밀 품종별 생육단계 일자 자료 수집
APSIM-Wheat의 국내 주요 밀 품종별 모수 검보정을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제공하는 맥류 작황 성적정보 서비스의 Open API를 활용하여 수집한 밀의 생육 단계별 일자 자료와 선행 연구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활용하였다 (RDA, 2025). 위도 차이를 고려하여 국내 주요 밀 재배지의 다양한 환경 조건을 반영하기 위해, 전라남도 나주 (전남농업기술원, 35.173°N), 대구광역시 (경북농업기술원, 35.977°N), 경상남도 밀양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시험장, 35.491°N), 경기도 수원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시험장, 37.257°N), 전북특별자치도 전주 (국립식량과학원 본원, 35.841°N) 등 5개 지역의 밀 품종별 생육단계 일자 자료를 수집하였다. 해당 자료는 1974년부터 2022년까지 49개년에 걸쳐 금강밀, 우리밀, 조경밀, 조광밀 품종을 대상으로 수집되었으며, 10월 초순부터 11월 초순까지의 파종 시기에 따른 출현기, 출수기, 성숙기를 포함한다.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수행된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중부지역 적응성 검정 연구 (Park, 2015)에서는 10월 초순부터 10월 하순까지의 파종기 처리에 따른 수원 지역에서의 금강밀의 생육 특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수행된 남부지역 논 이모작 체계 연구 (Seo et al., 2021)로부터 밀양 지역에서의 조경밀 생육 일자 자료를 수집하였다.
밀의 파종 일자는 10월 초순부터 11월 초순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1974년부터 2022년까지 각 품종별 조광 55회, 우리 28회, 금강 56회, 조경 25회로 총 164회의 실험이 포함되어 있다 (Table 1). 모든 생육 일자 자료는 연중일 (DOY, Day of Year)로 환산하여 APSIM-Wheat 모형의 품종 모수 검보정에 사용하였다.
Table 1
Data collection summary for growth stages of Korean wheat cultivars (1974-2022)
| Cultivar | Source | Year | Site | Sowing dates | Experiments (n) |
| Jogwang | NICS OPEN API | 1976~1998 | Daegu, Miryang, Suwon | Oct.5, Oct.20, Oct.25, Oct.30 | 35 |
| Uri | NICS OPEN API | 1995~2012 | Daegu, Suwon | Oct.5, Oct.7, Oct.25, Oct.28 | 12 |
| Keumgang | NICS OPEN API, Park (2015) | 2005~2022 | Daegu, Jeonju, Miryang, Naju. Suwon | Oct.1, Oct.4, Oct.5, Oct.7, Oct.08, Oct.10, Oct.17, Oct.18, Oct.19, Oct.20, Oct.21, Oct.22, Oct.23, Oct.24, Oct.25, Oct.27, Oct.30, Oct.31, Nov.2, Nov.4 | 35 |
| Jogyeong | NICS OPEN API, Seo et al. (2021) | 2013~2022 | Daegu, Miryang | Oct.22, Oct.23, Oct.24, Oct.25, Oct.26, Oct.27, Oct.28, Nov.2, Nov.3, Nov.4, Nov.5 | 21 |
3. 기상 자료 수집
APSIM-Wheat의 입력자료 중 하나인 기상 자료 수집을 위해 기상청 종관기상관측소 (Automated Synoptic Observing System, ASOS)를 활용하였다. 지역 중 수원, 밀양, 전주는 해당 지역 관측소의 데이터를 직접 사용하였으나, 대구와 나주는 관측소가 부재하여 각각 지리적으로 가장 근접한 영천과 광주 관측소의 데이터로 대체하여 사용하였다. 전국 단위 생육 단계 모의를 위하여 전국 74개 측후소의 1974년부터 2023년까지의 기상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수집한 기상 데이터는 일 최고기온, 최저기온, 평균기온을 포함한다.
4. 국산 밀 품종별 APSIM-Wheat 파라미터 보정 및 시나리오 모의
APSIM-Wheat 모형을 국내 밀 품종 모의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품종별 매개변수의 정확한 추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산 밀 품종의 춘화 및 광주기 감응도 매개변수와 출수기 동안의 온도 시간 매개변수 추정을 수행하였다. 춘화 감응도는 1.5에서 3.5, 광주기 감응도는 1.5에서 4.0, 온도 시간 매개변수는 300에서 800°C⋅day의 범위 내에서 최적 매개변수 조합을 탐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NICS) 맥류 작황 성적정보 서비스와 선행 연구에서 수집된 생육 단계별 일자 자료를 활용하였다. 매개변수 최적화 과정에서는 관측값과 모형 결과 간의 평균제곱근오차를 식 (12)를 이용하여 산출하고 오차를 평가함으로써 최적 매개변수 조합을 도출하였다. 또한 모형의 예측 편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평균 편향률을 식 (13)을 이용하여 계산하였으며, 편향의 통계적 유의성은 t-검정을 통해 검증하였다. 도출된 품종별 매개변수를 적용하여 조광밀, 우리밀, 금강밀, 조경밀 4개 품종에 대하여 과거 50년 전국 대상의 기상자료를 이용한 기상 시나리오를 구축하고, 이를 APSIM-Wheat 모형에 적용하여 생육 단계 일자를 모의하였다. 파종 일자는 10월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총 47개의 일자 조합을 적용하여 생육 단계 일자를 모의한 뒤, 파종 시기를 10월 중순부터 11월 하순까지 총 5단계로 구분하여 각 품종별 파종 시기에 따른 출수기, 성숙기의 변동성을 분석하였다.
Ⅲ. 결과 및 고찰
1. 국산 밀 품종의 생육 단계 변화 관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NICS) 맥류 작황 성적정보 서비스 및 선행 연구 자료의 밀 품종별 출수기 및 성숙기의 장기 변화 양상 (Fig. 1)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두 생육시기가 모두 앞당겨지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조광 품종의 경우 1976년부터 1998년까지의 실험 데이터가 존재하였으며, 출수기는 평균 132.5 DOY를 보였다. 이후 1995~2012년까지 실험 자료가 존재하는 우리 품종의 출수기는 평균 121.3 DOY로, 조광 대비 약 11.2일 단축되었다. 금강과 조경 품종의 출수기는 각각 평균 110.5 DOY, 106.8 DOY로, 1980년대 대비 약 25.7일까지 단축되었다. 성숙기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였는데, 조광 품종의 평균 성숙기는 169.8 DOY이었으며, 우리 품종은 162.4 DOY로 약 7.4일 단축되었다. 금강과 조경 품종의 경우 평균 성숙기가 각각 154.2 DOY, 150.1 DOY로 관찰되어, 약 50년간 약 19.7일의 성숙기 단축이 이루어졌다. 한편, 밀의 재배기간 (10월부터 6월) 동안의 연평균 기온은 1976년 7.9℃에서 2020년 10.2℃로 약 2.3℃ 상승하였다 (Fig. 1B). 이러한 생육 기간 단축 현상이 기온 상승에 따른 것인지, 조숙 품종 육성에 따른 발달 시기 단축의 결과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려우나, 두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Fig. 1
Long-term trends in flowering and maturity dates of wheat cultivars in Korea. (A) Changes in flowering dates (DOY) for different wheat cultivars from 1976 to 2022. (B) Long-term temperature trends during the wheat growing season (October to June). (C) Changes in maturity dates (DOY) for different wheat cultivarsfrom 1976 to 2022
2. 품종별 APSIM-Wheat 생물계절 매개변수 보정 결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의 맥류 작황 성적정보 서비스 및 선행 연구에서 수집된 품종별 생육 단계 일자와 모형의 결과를 대응하여 출현 일자, 출수 일자, 성숙 일자의 모의 정확도를 평균제곱근오차 (RMSE)를 산출하여 검증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Table 2
APSIM-Wheat model performance metrics for growth stage predictions of Korean wheat cultivars
APSIM-Wheat 모형의 출현기 예측 성능을 품종별로 분석한 결과 (Fig. 2), 조광 품종은 Fig. 2A에서 가장 큰 변동성을 나타냈으나, 모델의 예측 성능은 우수하였다 (R²=0.97, RMSE=1.95일). 회귀 기울기는 0.93으로 관측값 대비 예측값이 비교적 낮게 산출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평균 편향은 -0.5%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p=0.001, Fig. 2B). 우리 품종은 가장 좁은 변동 범위를 보였으며 (Fig. 2A), 예측 정확도가 가장 높았다 (R²=0.98, RMSE=1.47일). 기울기 1.05로 미세한 과대추정 경향이 관찰되었으나, 평균 편향 0.3%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060, Fig. 2C). 금강 품종은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일관된 선형 관계를 나타냈으며 (R²=0.96, RMSE=2.04일), 기울기 1.04로 변동성을 약간 과대 재현하는 특성을 보였다. 평균 편향 -0.4%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p=0.003), 그 크기는 매우 작았다 (Fig. 2D). 조경 품종은 결정계수 0.86으로 양호한 설명력을 나타냈으나 (RMSE=1.67일), 기울기 0.64로 관측된 변동성에 비해 예측 변동성이 낮게 모의되었다. 평균 편향 -0.3%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174, Fig. 2E). 전체적으로 네 품종 모두 평균 편향의 절댓값이 0.5% 이하였으며, t-검정 결과 우리밀과 조경은 평균적 편향이 유의하지 않았고, 조광과 금강은 유의하나 그 크기가 미미하였다. 변동성 재현 능력 측면에서는 조광과 조경이 기울기 1 미만으로 과소추정 경향을, 금강과 우리밀이 기울기 1 초과로 과대추정 경향을 각각 나타냈다.

Fig. 2
(A) Box plots of emergence dates for four wheat cultivars. (B-E) Comparison between observed and predicted emergence dates using APSIM-Wheat model for (B) Jogwang, (C) Uri, (D) Keumgang, and (E) Jogyeong
APSIM-Wheat 모형의 출수기 예측 성능을 품종별로 분석한 결과 (Fig. 3), 조광 품종은 가장 늦은 출수기를 나타냈으며 (Fig. 3A), 예측 성능은 중간 수준이었다 (R²=0.70, RMSE=2.82일). 회귀 기울기는 0.82로 관측값 대비 예측값이 과소추정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평균 편향 0.4%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300, Fig. 3B). 우리밀 품종은 조광보다 빠른 출수기를 보였으며 (Fig. 3A), 양호한 예측 정확도를 나타냈다 (R²=0.83, RMSE=2.36일). 기울기 1.02로 이상적인 1:1 관계에 근접했고, 평균 편향 0.5%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430, Fig. 3C). 금강 품종은 상대적으로 넓은 변동 범위를 보였으나 (Fig. 3A), 높은 선형성을 나타냈다 (R²=0.92, RMSE=2.87일). 기울기 1.06으로 미세한 과대추정 경향이 관찰되었으나, 평균 편향 -0.3%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498, Fig. 3D). 조경 품종은 가장 빠른 출수기를 보였으며 (Fig. 3A), 상대적으로 낮은 설명력과 높은 오차를 나타냈다 (R²=0.55, RMSE=5.31일). 기울기 1.19로 관측 변동성을 과대추정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평균 편향 0.1%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938, Fig. 3E). 네 품종 모두 평균 편향의 절댓값이 0.1–0.5%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모든 품종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05). 이는 출수기 예측에서 체계적 편향이 없음을 의미한다.

Fig. 3
(A) Box plots of heading dates for four wheat cultivars. (B-E) Comparison between observed and predicted heading dates using APSIM-Wheat model for (B) Jogwang, (C) Uri, (D) Keumgang, and (E) Jogyeong
APSIM-Wheat 모형의 성숙기 예측 성능을 품종별로 분석한 결과 (Fig. 4), 조광 품종은 상대적으로 늦은 성숙기를 나타냈으며 (Fig. 4A), 중간 수준의 예측 성능을 보였다 (R²=0.68, RMSE=2.44일). 회귀 기울기는 0.64로 관측된 변동성에 비해 예측 변동성이 낮게 모의되었다. 평균 편향 0.1%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751, Fig. 4B). 우리밀 품종은 조광보다 빠른 성숙기를 보였으며 (Fig. 4A), 유사한 수준의 예측 정확도를 나타냈다 (R²=0.67, RMSE=2.37일). 기울기 0.81로 관측 변동성을 과소추정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평균 편향 -0.4%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455, Fig. 4C). 금강 품종은 상대적으로 넓은 변동 범위를 나타냈으나 (Fig. 4A), 높은 선형성을 보였다 (R²=0.80, RMSE=3.21일). 기울기 0.92로 미세한 과소추정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평균 편향 -0.7%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075, Fig. 4D). 조경 품종은 가장 빠른 성숙기를 보였으며 (Fig. 4A), 상대적으로 낮은 설명력과 높은 오차를 나타냈다 (R²=0.59, RMSE= 3.33일). 기울기 1.03으로 이상적인 1:1 관계에 근접했고, 평균 편향 0.4%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452, Fig. 4E). 네 품종 모두 평균 편향의 절댓값이 1%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모든 품종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p>0.05). 이는 성숙기 예측에서 체계적 편향이 없음을 의미한다.

Fig. 4
(A) Box plots of maturity dates for four wheat cultivars. (B-E) Comparison between observed and predicted maturity dates using APSIM-Wheat model for (B) Jogwang, (C) Uri, (D) Keumgang, and (E) Jogyeong
APSIM-Wheat 모형을 활용하여 국산 밀 품종의 생물계절 예측 성능을 평가한 결과 (Fig. 5), APSIM-Wheat 모형을 활용하여 국산 밀 품종 4개 (금강, 조경, 조광, 우리)의 생물계절 예측 성능을 평가한 결과, 출현기에서 가장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R²=0.96, RMSE=2.28일, 기울기=0.96, Fig. 5A). 출수기는 중간 수준의 예측 성능을 나타냈으며 (R²=0.92, RMSE=3.54일, 기울기=1.03, Fig. 5B), 성숙기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설명력을 보였다 (R²=0.87, RMSE=3.16일, 기울기=0.93, Fig. 5C). 전체적으로 모든 생육 단계에서 높은 선형성 (R²>0.87)을 나타냈으며, 회귀 기울기는 0.93–1.03 범위로 이상적인 1:1 관계에 근접했다. 출현기와 성숙기는 기울기가 1보다 작아 관측 변동성을 약간 과소추정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출수기는 기울기 1.03으로 변동성을 적절히 재현했다. RMSE는 출현기에서 가장 낮고 출수기에서 가장 높았으나, 모든 단계에서 3.6일 이하의 양호한 예측 정밀도를 나타냈다.

Fig. 5
Comparison between observed and predicted phenological dates using APSIM-Wheat model. Scatter plots show the relationship between observed and predicted dates for (A) emergence, (B) heading, and (C) maturity across four wheat cultivars (Keumgang, Jogyeong, Jogwang, and Uri)
품종별 특성을 살펴보면, 조경 품종과 같은 조숙 품종은 출수기와 성숙기가 뚜렷하게 단축되는 반면, 조광 품종은 두 생육 단계가 모두 지연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광주기 감응도 (Rp)와 춘화 감응도 (Rv) 매개변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출수기와 성숙기가 가장 늦은 조광 품종은 Rp=2.6, Rv=3.8로 가장 큰 값을 보였고, 가장 빠른 조경 품종은 각각 Rp=1.7, Rv=2.0으로 가장 낮았다 (Table 3).
Table 3
Optimized photoperiod sensitivity (Rp) and vernalization sensitivity (Rv) parameters for Korean wheat cultivars derived from APSIM-Wheat model calibration
| Cultivars Parameters | Unit | Jogwang | Uri | Keumgang | Jogyeong |
| Photop_sens (Photoperiod sensitivity, RP) | - | 2.6 | 2.3 | 2 | 1.7 |
| Vern_sens (Veralization sensitivity, RV) | - | 3.8 | 2 | 2.6 | 2 |
| tt_start_grain_fill | oC | 660 | 660 | 680 | 720 |
출수기 동안의 온도 시간 (tt_start_grain_fill)의 보정값은 품종 간 660에서 720°C⋅days 사이의 조정된 온도 시간 (
) 범위를 보였다 (Table 3). 조경이 720°C⋅days로 가장 높아 출수 후 등숙 개시까지 요구되는 적산온도가 가장 컸고, 금강은 680°C⋅days로 중간, 조광과 우리는 각각 660°C⋅days로 가장 낮았다. 임계치의 최대 차이는 60°C⋅days로 크지는 않지만, 값이 높을수록 성숙 개시 구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시사한다. 다만 조경은 낮은 Rp⋅Rv로 인해 출수 자체가 빠르므로 성숙 개시 시점은 여전히 빠른 편일 수 있다.
전반적으로 tt_start_grain_fill은 Rp⋅Rv와 함께 생육 기간을 미세 조정하는 보조 매개변수로 작동하여, 출수 이후 단계의 길이와 성숙기 예측 정밀도에 기여하였다. 일장 감응도 (Rp)가 크다는 것은 낮의 길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생육 단계가 지연되는 특성이 강화된다는 의미이며, 춘화 감응도 (Rv)가 크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저온 적산 (춘화)이 필요하므로 출수와 성숙 시점이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겨울밀에서 조생종은 낮은 춘화 요구도 (Rv)와 상대적으로 낮은 광주기 민감도 (Rp)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월동 이후의 생육 전환이 빠르고 이에 따라 출수기와 성숙기가 앞당겨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Bana, et al., 2022; Singh and Yadav, 2019). 이는 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3. 밀 생육 단계 시나리오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는 APSIM-Wheat 모형을 활용하여 국내 주요 4개 밀 품종 (조광, 우리, 금강, 조경)에 대해 전국 74개 측후소에서 수집한 과거 50년 (1970~2023년)간의 기상자료를 기반으로 기상 시나리오를 구축하고, 각 품종의 출수기와 성숙기 일자를 모의하였다 (Fig. 6A-B). 시뮬레이션 결과, 모든 품종에서 두 생육단계 모두 전반적으로 단축되는 추세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연평균 기온 상승 등 기후 변화가 생육 기간 단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Fig. 6
Long-term trends in simulated flowering and maturity dates for four wheat cultivars using APSIM-Wheat model with 50-year (1970-2023) weather data. (A) Changes in flowering dates with linear regression slopes for each cultivar, and (B) Changes in maturity dates with linear regression slopes for each cultivar
품종별로 살펴보면, 조광은 다른 세 품종에 비해 출수기 (Fig. 6A)와 성숙기 (Fig. 6B)가 전반적으로 늦게 나타났고, 조경은 가장 이른 시기에 도달하였다. 우리와 금강은 중간 수준을 보이면서도 유사한 생육 패턴을 보였다. 품종 간 출수기 차이는 평균 5에서 10일 정도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역별 환경 차이 외에도 품종 고유의 생육특성이 결합된 결과로 판단된다. 선형회귀 분석에서 출수기의 연간 경향 기울기는 -0.22에서 –0.28 사이로 연도별로 0.22일에서 0.28일씩 앞당겨지는 것을 의미한다. 품종별 값은 조광 -0.22, 우리 -0.27, 금강 -0.26, 조경 -0.28이다 (Fig. 6A). 성숙기의 연간 경향 기울기는 -0.21에서 -0.24 사이로, 연도별로 0.21일에서 0.24일씩 앞당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품종별 값은 조광 -0.21, 우리 -0.24, 금강 -0.24, 조경 -0.24이다 (Fig. 6B). 이는 지난 수십 년간 나타난 기후 온난화가 작물 생육기간을 점차 단축시키고 있음을 뒷받침하며, 앞으로 기온 상승 폭이 더욱 커질 경우, 적절한 파종 시기 조정 및 품종 선택 등 재배 전략의 수립에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전국 단위에서 모의한 밀의 생육기간 평균 온도와 생물계절 분포를 검토한 결과 (Fig. 7), 남부 지역에서 출수기와 성숙기가 빠르게 나타나는 공간적 특성을 보였다. 출수기의 경우, 제주도는 서귀포 약 80 DOY, 제주 90 DOY로 가장 빠르며, 남부 해안 지역은 부산 100 DOY, 목포 113 DOY에 출수가 이루어졌다 (Fig. 7B). 남부 내륙은 전주 121 DOY, 대전 123 DOY 수준이며, 최북단 철원에서는 143 DOY로 가장 늦은 출수기를 보였다. 성숙기 역시 출수기와 유사한 공간적 분포 특성을 보였다 (Fig. 7C). 제주도는 서귀포 132 DOY, 제주 141 DOY로 가장 빠른 성숙기를 보였으며, 남부 해안은 부산 147 DOY, 목포 157 DOY, 최북단 철원은 180 DOY에 달해 지역 간 약 63일 (출수기) 및 48일 (성숙기)의 편차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출수기와 성숙기의 공간적 편차는 위도별 기온 차이가 온도 시간 축적량을 달리함으로써, 생육기간 전반에서 생육 속도 차이를 유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Fig. 7
Spatial distribution of growing season temperature and phenological dates across South Korea. (A) Average temperature during wheat growing season, (B) average Heading dates (DOY), and (C) average maturity dates (DOY)
국내 주요 품종과 파종 시기를 바탕으로 APSIM-Wheat 모형을 활용하여 출수기와 성숙기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Fig. 8). 파종을 10월 중순에서 11월 하순으로 지연하면 출수 중심시점은 조광 7.0일, 금강 14.0일, 우리 16.5일, 조경 17.5일 늦어졌고 성숙 중심시점은 조광 5.5일, 금강 10.0일, 우리 11.5일, 조경 12.0일 늦어졌다. 전체 평균을 기준으로 할 때 파종을 10일 늦추면 출수는 약 3.4일, 성숙은 약 2.4일 지연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사분위 범위는 파종이 늦어질수록 축소되었다. 출수기의 사분위 범위는 10월 중순 기준 조광 16일, 금강 21일, 우리 24일, 조경 25일에서 11월 하순에는 각각 14일, 15일, 15일, 16일로 감소하였다. 성숙기의 사분위 범위는 조광 12일, 금강 17일, 우리 18일, 조경 18일에서 각각 13일, 13일, 13일, 14일로 줄었으며 조광에서는 1일 증가가 관찰되었다 (Table 4). 이는 늦은 파종일수록 더 높은 기온 환경에서 출수기와 성숙기에 도달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온도 시간이 빠르게 충족되면서 시나리오 간 편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Fischer, 1985; Munsif et al., 2015). 조광 품종을 10월 중순에 파종했을 때와 조경 품종을 11월 말에 파종했을 때의 출수⋅성숙 시점이 유사하게 겹치는 구간이 존재했다. 이는 파종 시기와 품종의 생육 특성 조합이 생육 단계를 보완하거나 상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농업 현장에서 파종 시기와 품종 선택을 전략적으로 조합하면 목표 수확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파종 시기와 품종 선택이 출수기와 성숙기의 발생 시점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주요 변수임을 확인하였다.
Table 4
Initial dates ranges for heading and maturity stages of four Korean wheat cultivars simulated under different sowing periods
Ⅳ. 결 론
본 연구에서는 APSIM-Wheat 모형을 활용하여 국내 주요 밀 품종 (조광, 우리, 금강, 조경)의 생물계절 매개변수를 최적화하고 생육 단계를 모의하였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NICS) 맥류 작황 성적정보 서비스 및 선행연구로부터 수집한 1974부터 2022년까지의 밀 생육 단계 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매개변수를 최적화한 후, 다양한 파종 시기와 전국 74개 기상 관측소의 데이터를 통해 기후 변화에 따른 생육 단계 변동성을 분석하였다.
품종별 생물계절 매개변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광주기 감응도 (Rp)와 춘화 감응도 (Rv)가 생육 단계 진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광밀 (Rp=2.6, Rv=3.8)의 경우 감응도로 인해 생육 기간이 연장된 결과를 보인 반면, 조경밀 (Rp=1.7, Rv=2.0)의 경우 낮은 감응도로 인해 생육이 촉진되는 특성을 보였다. 특히 겨울밀에서 조생종은 낮은 춘화 감응도 (Rv)와 상대적으로 낮은 광주기 감응도 (Rp)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월동 이후의 생육 전환이 빠르고 이에 따라 출수기와 성숙기가 앞당겨지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50년 전국의 74개 기상 관측소 자료를 통해 구축한 기상 시나리오를 이용하여 국산밀의 생육 단계를 모의한 결과 지역별 생육 단계 분석에서는 위도에 따른 뚜렷한 차이가 관찰되었다. 남부 지역과 북부 지역 간 출수기 차이가 최대 50일에 달했으며, 이는 위도별 온도 차이가 누적 온도 요구도 충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보여주었다. 재배 기간 중 남부 지역은 평균 온도가 높고 북부 지역은 낮은 위도별 기온 차이가 온도 시간 축적량을 달리함으로써, 생육기간 전반에서 생육 속도 차이를 유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10월 중순부터 11월 하순까지 총 47개의 파종 일자 조합을 모의한 결과 파종 시기가 빠를수록 출수기와 성숙기가 전반적으로 앞당겨지고, 늦을수록 지연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품종별로 IQR의 폭에서 차이가 관찰되었는데, 이는 품종에 따라 기상 조건에 대한 생육 반응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광 품종을 10월 중순에 파종했을 때와 조경 품종을 11월 말에 파종했을 때의 출수⋅성숙 시점이 유사하게 겹치는 구간이 존재했다는 점을 보아 파종 시기와 품종의 생육 특성 조합을 통해 생육 단계를 보완하거나 상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늦은 파종 시점에서는 출수 및 성숙 시점의 IQR 범위가 좁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늦은 파종일수록 더 높은 기온 환경에서 출수기와 성숙기에 도달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온도 시간이 빠르게 충족되면서 시나리오 간 편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를 통해 APSIM-Wheat의 국산 밀 품종의 생물계절 매개변수를 최적화하였고, 기후 변화 와 파종 시기에 따른 생육 단계 변동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과정기반모형은 기상, 작물, 관리 조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농업 생태계의 동태를 재현하는 도구이지만, 다수의 매개변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조건의 시나리오를 실제와 유사하게 추정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검보정이 필수적이다. 적절히 검보정된 모델은 양분 유출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 수자원 이용 등 다차원적인 환경영향 지표를 동시에 산출할 수 있으며, 이는 최적관리방안 (Best Management Practices, BMPs)과 같은 정책 의사결정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산 밀의 재배 전략을 최적화하고, 작물 모형을 이용한 영농 관리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농업 활동의 환경적 파급효과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